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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달 가듯이

곽요한 2009. 2. 10. 01:50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 시인은 나그네의 걸음을

구름에 달 가듯 한다고 노래했습니다.

오늘 밤 정월 대보름달이 그러했습니다.

남도 삼백리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처럼

구름 사이를 숨바꼭질하며 지나갔습니다.

 

달이 밤새 구름들판을 걸어가듯

우리도 한평생 나그네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가다가 술 익는 마을에 노을이 타면

잠시 쉬기도 하면서요.

 

환한 보름달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구름이 있어 시를 읊조릴 수 있었으니 

나름대로 좋은 정월 대보름날이었습니다.

 

 

나그네 /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솔빛에서 곽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