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소리

어느 가을 아침

곽요한 2012. 3. 23. 08:05

어느 가을 아침

 

-곽요한

 

 

물들었거나

물들지 않았거나

이슬에 젖는 이파리들

 

길이 시작되고

새들은 물가에 내려앉았다

 

허허로운 몸짓으로 걷는다

치열했던 어제도

달빛 아래 흔들리던 상념도

잊자

잊어버리자

서툰 맹세 남기며

 

아슴아슴 햇살 침노하고

풀잎 사이 일어서는 바람

짧았던 평화 무너지고

어디선가 외마디 비명

 

그 아침에 낙엽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