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소리

첫눈을 기다리며

곽요한 2012. 4. 3. 09:02

첫눈을 기다리며

 

-곽요한

 

 

손톱 끝 희미한 꽃물로는

차마 헤아릴 수 없는 날들

어두워진 길 위에서

한 마리 짐승처럼 서성이다

멀리 구름을 바라본다

 

약속의 시간 지나

가슴 까맣게 무너지고

잎 떠난 가지마다 절절한 그리움

꽃물지기까지도 소식 감감하니

사립문 밖 작은 등불만, 더욱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