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속에서 무더위를 잊다
구름이 많은 날씨지만 간간이 비치는 햇살을 보니
비는 내리지 않을 듯 했습니다.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 들꽃 탐사에 나서는 여정이
꽤 길게 잡혀 있는 날입니다.
첫 번째 탐사는 병아리풀이었지요.
하지만, 이미 병아리풀을 만났기에 일행이 병아리풀을 만나는 동안
참나리를 담아봅니다.
[참나리]
그리고 병아리풀 탐사가 끝나갈 즈음
불현듯 날아온 흑백알락나비를 만났습니다.
2년 만의 만남인데다 여름형이어서
처음엔 흑백알락나비인 줄 몰랐습니다.
날개가 조금 상했지만 반가운 만남입니다.
[흑백알락나비]
두 번째 탐사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소경불알을 목표로 가는 길에 핀 개곽향이 반겨줍니다.
[개곽향]
숲에서는 무릇 한 포기가 꽃을 피워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무릇]
그러나 목표로 했던 소경불알은
아쉽게도 봉오리만 달고 있었습니다.
군락을 이루고 있었지만 꽃을 피운 것은 하나도 없더군요.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요.
[소경불알]
주변을 탐색하다가 왕과의 꽃을 발견했습니다.
며칠 전 왕과를 보러갔다가 헛걸음 했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만난 것입니다.
이렇게 뜻밖의 만남이 더 기쁘기도 합니다.
[왕과]
지인의 별장에서 맛있는 점심을 해 먹고
(정성껏 준비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세 번째 탐사지로 이동했습니다.
거기서 땅나리의 군락을 보았지요.
지난 번에 보았던 땅나리보다 훨씬 많은 개체가 있었습니다.
[땅나리]
그곳에서는 산해박도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지요.
영월의 산해박보다 개화가 한참 늦습니다.
[산해박]
좀비비추의 군락도 보았습니다.
원예종으로 기르는 비비추는 많지만
야생의 비비추는 그리 흔한 것이 아닙니다.
저 짙은 보랏빛 색감도 달라보입니다.
[좀비비추]
그리고 절정기를 지나고 있는
버들금불초에게도 촛점을 맞춰 봅니다.
가는잎금불초를 지난 번에 보았으니
올해 들어 금불초 두 종류를 만났군요.
[버들금불초]
이 외에도 꼬리조팝나무, 둥근이질풀,
원추리, 으아리, 외풀 종류 등등 많은 들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름꽃은 우거진 녹음 때문에
그 존재를 발견하기 어려울 뿐이지
우리의 산과 들에는 많은 들꽃이 피어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좋은 벗들과의 들꽃탐사는
꽃을 많이 보지 못해도 즐거운데
많은 들꽃 속에서 함께 했으니
하루 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여름 무더위도 잊었던 하루였습니다.
-솔빛에서 곽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