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에게 박수를
언제 겨울이었던가싶을 정도로 기온이 오르고
들풀들이 아름답게 꽃을 피웠습니다.
냉이꽃이 핀 모습은 한참 전에 보았지만
꽃샘추위 때문에 꽃잎이 활짝 열리지 않아
이제야 사진으로 담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꽃모양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꽃술까지 선명하게 보이더군요.
작지만 순백의 미소가 아름다운 냉이 아가씨입니다.
[냉이]
냉이의 종류도 꽤 많습니다.
그중에서 식물체의 크기가 가장 큰 녀석은 말냉이입니다.
잎의 크기만 봐도 말냉이는 쉽게 구별이 되지요.
꽃도 냉이보다 조금 크게 피는 편인데
아직 기온이 많이 오르지 않아
그다지 크게 피우지 못했더군요.
4월이 되면 크게 성장한 말냉이의 멋진 꽃을 볼 수 있습니다.
[말냉이]
별꽃도 아직은 꽃을 작게 피우는데
양지바른 곳에는 제법 크게 꽃핀 녀석도 보이더군요.
별꽃과 비슷한 것으로 쇠별꽃이 있는데
암술머리를 보면 쉽게 구별이 됩니다.
별꽃의 암술머리는 세 갈래로 갈라지는데
쇠별꽃은 다섯 갈래로 갈라지기 때문이지요.
아랫쪽 꽃을 보면 세 갈래로 갈라진 암술머리를 확실히 보실 수 있습니다.
개화시기도 조금 달라서
별꽃이 이른 봄부터 꽃을 피우는 반면
쇠별꽃은 봄이 한창일 때서야 꽃을 피우기 시작하지요.
그러므로 쇠별꽃은 아직 보기 어렵습니다.
별꽃과 쇠별꽃 모두 꽃잎은 다섯 장인데
가운데가 길게 갈라져 있어
열 장의 꽃잎처럼 보입니다.
토끼의 귀를 연상시키지 않나요?
[별꽃]
어느 집 담벼락 아래에서
시멘트 벽속에 뿌리 내린 서양민들레를 보았습니다.
바람에 실려온 씨앗이 거기 떨어진 것이지요.
참 기구한 운명이라 할 수 있지만
그래도 힘차게 꽃을 피워올린 모습은
개선장군처럼 당당합니다.
[서양민들레]
이처럼 들꽃들은
한 줌의 흙과
한 모금의 물만 있어도
아름다운 꽃을 피워냅니다.
그 강인한 생명력에 경외심마저 갖게 되지요.
그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며
들꽃의 생명력이
고통속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세지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솔빛에서 곽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