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여일을 꿈꾸다
고사성어 중에 시종여일(始終如一)이란 말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한결같다는 뜻인데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순자(荀子)가 한 말입니다.
[현호색]
조(趙)나라 효성왕(孝成王) 앞에서
임무군(臨武君)과 순자(荀子)가 군대(軍隊)에 대해 논하고 있었는데
효성왕과 임무군이 순자에게
장군(將軍)에 대한 생각을 묻자 순자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산괴불주머니]
"장군은 반드시 일어나는 일보다 생각이 앞서야 하고
그 위에 거듭하여 공경히 생각해야 합니다.(慮必先事, 而申之以敬)
모든 일의 끝에서도 시작할 때처럼 신중히 하여
시작할 때와 끝날 때가 한결같아야 합니다.(愼終如始, 終始如一)
이러한 것을 가리켜 군대에서는 크게 길하다 합니다.(夫是之謂大吉)
여러 가지 일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반드시 일을 공경히 했기 때문이고
그 일이 실패하는 데는 반드시 그 일을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장군의 공경함이 태만함보다 뛰어나다면 길하지만
태만함이 공경함보다 뛰어나다면 그 군대는 멸망할 것입니다.
장군의 계책이 욕심보다 뛰어나다면 잘 될 수 있지만
욕심이 그 계책보다 앞선다면 좋지 않은 결과를 맞게 될 것입니다."
[흰(?)현호색]
일생을 살면서 시종여일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런 사람보다는 용두사미의 삶을 사는 사람이 더 많은 현실입니다.
들꽃을 사랑하는 일이나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나
시종여일하기가 어렵습니다.
[얼레지]
오늘 아침, 문득 그 말이 떠 올라
내 삶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내가 친구를 대함에 있어 시종여일했는지,
내 직업에 대해 시종여일했는지,
들꽃을 대함에 시종여일했는지 등등 말입니다.
[줄민둥뫼제비꽃]
그러한 일들이 모두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내가 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시종여일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솔빛에서 곽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