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편지
딱지꽃 핀 산길에서
곽요한
2014. 6. 12. 15:38
꽃은 영낙없는 양지꽃인데 잎이 전혀 다릅니다.
개화시기는 늦어서 6~7월에나 피니
봄꽃인 양지꽃보다 한참 늦습니다.
봄에는 어린 순이나 뿌리를 나물로 먹기도 하고
중국에서는 위릉채라 해서 해열이나 지혈제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버릴 게 하나 없는 좋은 식물이지요.
딱지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연유는
상처난 곳에 바르면 금세 딱지가 붙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보여집니다.
딱지꽃이 핀 산길을 걸으며
세상에 존재하는 아픔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있지만
가끔은 세월의 약도 듣지 않는 아픔이 있는 것 같습니다.
평생을 지고 가야할 멍에와 같지요.
세월호 참사와 더불어 사라진 아까운 생명들에 대한
아픔 같은 것들 말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죽는 날까지 조금씩 삭이면서 살아가야지요.
그대와의 사이에는 그런 아픔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솔빛에서 곽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