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세계

왕오색나비

곽요한 2014. 7. 2. 21:36

벌레를 타서 수액이 흐르는 참나무가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나비들이 수액을 먹으러 내려오는 걸 보았으므로

작정하고 그 앞에 자리 잡고 나비를 기다렸습니다.

황알락그늘나비, 굴뚝나비, 청띠신선나비 등이

참나무 수액을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었지요.

그 나비들에게 촛점을 맞추며 왕오색나비와 수노랑나비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오전 내내 왕오색나비만 잠시 배회하는 모습을 보였을 뿐

참나무에 내려 앉는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시내로 나가 점심을 먹고 다시 참나무 앞으로 왔습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요?

왕오색나비가 나타났습니다.

그것도 암수 한 쌍이 나타난 것입니다.

암컷은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 깨끗한 상태였고

수컷은 조금 낡은 모습이었습니다.

 

[암컷] 

 

한 쌍의 왕오색나비가 다정하게 참나무 수액을 먹는 모습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날개를 잘 펼쳐주지 않아

날개 윗면의 푸른 빛을 담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벌을 비롯한  다른 곤충의 방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자 왕오색나비가 날개를 펼쳐 그 녀석들을 내쫓기 시작했습니다.

그 틈에 암컷의 날개 윗면을 촬영할 수 있었지요.

그러나 흐린 날씨와 각도 때문에

그나마 약한 암컷의 푸른 빛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암컷]

 

 

그러던 중 암컷이 날아가 버리고

수컷만 남아 수액을 흡밀하더군요.

그리고 잠깐 날개를 펼쳐보였는데

너무도 선명한 푸른 빛을 볼 수 있었지요.

사진은 좋은 상태가 아니지만

이런 빛이 난다는 것을 보여드리려고 올려봅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아름다운 빛입니다.

 

[수컷]

 

 

왕오색나비와의 즐거운 한 때가 그렇게 지나가고

곧이어 나타난 수노랑나비와의 데이트가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