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편지

젊음을 만나다

곽요한 2014. 7. 24. 08:59

공무원 시험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대학 졸업반 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왔습니다.

기특한 생각에 아침을 나누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행정학을 전공했다는 그는 벌써 몇 번의 시험을 보았다더군요.

그리곤 계속된 낙방.

 

[참나리]

 

이번 시험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살풋 미소를 짓더니

떨어지면 다시 도전할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합격할 때까지 말이지요.

절망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먼 듯한 그의 모습이 미더웠습니다.

 

[민들레아제비]

 

떨어지면 다닐 학원까지 등록해 놓았다는 그가

더욱 대견해 보였던 것은

공무원이 될 각오를 한 그가

험한 일을 아르바이트로 선택했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계요등]

 

그 이유를 물은 즉

젊은 날에 험한 일도 해 봐야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었습니다.

우리 속담의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제대로 실천하는 그가 참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피나무]

 

그 마음이 어여뻐서 편의점에 들려

커피까지 한 잔 나누며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내 가슴 속에서 뭔가 울컥 치미는 것이 있었습니다.

 

[칡]

 

내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젊음이었지요.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내게도 아직 젊은 마음이 남아 있었습니다.

 

[물봉선]

 

그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이 휴화산처럼 잠들어 있었던 겁니다.

젊음을 일깨워 준 그 젊은이가 고마워서

내 삶에 또 다른 꽃을 피워내야 하겠습니다.

 

[닭의장풀]

 

내게 주어지는 환경과 시간에 감사하며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며

활화산처럼 열정을 불태우려 합니다.

 

 

-한밭에서 곽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