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편지

다시 일상속에서

곽요한 2015. 9. 24. 12:19

 전시회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행사이면서

가장 큰 일이다보니 신경 쓸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회원들이 마음을 모아 진행하다보니

관람객도 작년보다 늘었고

발전된 모습이 보인다는 평가를 들을 때는 보람도 있었습니다.

다시 찾아주신 얼굴을 뵐 때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함이 뭉클 솟아나기도 했습니다.

 

[난장이바위솔]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나는 늘 그대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움이란 참 요상하여서

잊은 듯하다가도 종기처럼 불쑥 돋아나

가슴 한 켠이 아릿해지기도 합니다.

 

[둥근이질풀]

 

하지만, 나는 믿습니다.

우리 이렇게 서로 그리움에 빠져

소식을 모른 채 살아갈지라도

잘 살아가고 있으리라는 사실을 의심치 않습니다.

 

[금강초롱]

 

나의 생과 그대의 생이 어찌 다르겠습니까?

살아가는 모습 비록 달라도

한 생의 결국은 같으니까요.

다만, 그대가 여전히 잘 살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내 일인 듯 기쁘게 여깁니다.

 

[닻꽃]

 

우리, 불현듯 만날 날이 있을까요?

그리움의 종기가 물러터지고

지독한 상실의 아픔이 온  몸을 휘감아 돌 때

그대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등골나물 & 작은멋쟁이나비]

 

아무런 약속이 없어도 좋습니다.

어느 날 문득,그대 희미한 그림자만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곽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