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공간

이기대의 일출

곽요한 2016. 1. 13. 09:19

아직 새벽이다.

시계는 6시를 넘어서고 있었지만

사위는 어둠에 잠겨 있다.

숙소에서 촬영장소인 이기대까지는 가까운 거리여서

준비하는 마음이 여유롭다.

가깝다해도 걷기에는 힘든 거리여서 택시를 이용했다.

이기대에 도착한 시각이 7시 무렵.

어둡지만 서서히 여명이 비쳐들고 있었다.

어둠은 또 다른 촬영거리를 만들어냈으니

멀리 보이는 광안리의 야경이 그것이다.

삼각대도 없이 촬영한 탓에 선명도는 떨어지지만

밤과는 또 다른 새벽의 광안리 모습을 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일출 촬영모드 돌입.

수평선에 낮은 구름이 깔려

애당초 오메가는 볼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구름과 빚의 조화를 보며

그 아름다운 광경으로 위안을 삼았다.

 

그러는 사이 광안리에서 출발한 듯한 크루즈 여객선이 지나갔다.

하늘에는 전투비행기에서 나온 연기와 햇빛이 만들어 낸 풍경도 보인다.

 

이윽고 태양이 머리를 내밀었다.

구름 위로 나오는 모습이 산 위로 떠오르는 모습처럼 보인다.

 

구름이 있어 걱정했는데

그 사이로 얼굴을 내밀어주니 얼마나 고마웠던가!

 

태양은 한눈 팔 시간도 주지 않고 솟아 올랐다.

 

그리고 구름 위로 온 몸을 드러낸 순간,

그것은 완전한 자유였다.

그 아침 나도 자유했으므로

그 바닷가에서 우리는 서로의 자유를 축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