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들꽃
변산바람꽃 외
곽요한
2017. 3. 1. 22:53
조용하던 집안에 손님들이 찾아 와
모처럼 활기있는 밤을 보내고
점심 무렵이 다 돼서야 나들이길에 나섰다.
손님들이 모두 들꽃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봄이 온 계곡을 찾아가자는 말에 반대하는 이가 없다.
물론 나로서야 산책길에 만날 들꽃에 관심이 있었지만 말이다.
계곡에 들어서자 손님들은 산책을 하게 두고
나는 산자락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꽤 많은 들꽃을 만날 수 있었다.
[변산바람꽃] - 개체 수는 많지 않았지만 서식 사실을 알았으니 내년에도 찾아오게 되리라.
[노루귀] - 막 개화가 시작됐다. 덕분에 싱싱하고 색감 고운 친구를 만나게 됐다.
[삼지닥나무] - 아직 이른 시기라 낮은 지역에서 막 개화를 시작한 나무를 만났는데 전체적으로는 중순경이 절정기가 되겠다.
[유럽점나도나물] - 산 아래 양지바른 논둑에서 만났다.
[냉이] - 지천으로 피기 시작했다.
[꽃다지] - 기대하지 않았던 꽃다지도 만나고
[양지꽃] - 묘지에서 만난 양지꽃 한 송이에 감동하기도 했다.
[벼룩나물] - 별꽃보다 더 별꽃스런 벼룩나물도 만나고
[큰개불알풀] - 큰개불알풀은 이제 절정기를 만났다.
들꽃을 만나고 계곡 아래 지인 댁에서 대접 받은 커피향과
뜰에 내린 봄볕이 어우러져
봄날 우리의 대화가 푹 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