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꽃

덩굴닭의장풀

곽요한 2012. 8. 20. 16:37

 기억조차 가물거릴 정도로 오래 전에 보았던 친구.

처음 만났을 때의 사진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도 없고

그동안 관심 밖에 있었던 친구인데

우연히 산길에서 만났다.

기억도 가물거렸기에 이름을 불러줄 수도 없었는데

동행 한 분이 덩굴닭의장풀 아닐까 한다.

그랬다.

인연이 닿지 않고는 만날 수 없는 덩굴닭의장풀이었다.

몇 년 만인지, 다시 만난 기쁨도 잠시,

몇 송이 달리지않은 꽃이 너무 높고 촬영할만한 자리는 협소했다.

조금 덩굴을 당겨 보다가

덩굴이 상할 염려가 있어 그만 두고 최대한 삼각대 다리를 높여보았다.

끝물이어서일까?

꽃도 어쩐지 부실해 보였지만

내년 절정기에 다시 담아보기로 했다.

닭의장풀(달개비)은 흔하지만

덩굴닭의장풀은 보기 어려운 녀석이다.

줄기가 다른 식물체를 감고 올라가는 덩굴식물이라

식물체 자체를 발견하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꽃도 작고 꽃잎마저 반투명해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닭의장풀과의 한해살이풀인 이 친구가

내년에도 여기서 다시 자랄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근처 어딘가에도 또 다른 친구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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