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편지

만주바람꽃을 보며

곽요한 2014. 3. 25. 10:14

만주바람꽃이 피었습니다.

바람꽃 종류 중에서 꽃이 가장 작게 피는 녀석인데

온도에 민감해서 바람이 조금만 쌀쌀해도

꽃잎을 제대로 열지 않지요.

성격이 예민하다고 하겠습니다.

 

 

 

얼레지를 담다가 우연히 발견했는데

해가 산 넘어 간 시간이라 빛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겨울을 이기고 이렇게 때 맞춰

꽃을 피워낸 녀석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오늘은 만주바람꽃이 마냥 부러워집니다.

세파에 휘둘리지 않고

나름의 삶을 멋지게 꾸려가고 있으니 말이지요.

 

 

 

그러고보면 사람처럼 연약한 생물도 없는 듯합니다.

조금만 감정이 상해도 다툼이 일어나고

자신을 위해 욕심의 탑을 한없이 쌓아야 하니 말입니다.

 

 

식물 중에도 일부 귀화종들이

그런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만

다른 지역에서 온 녀석들이니 그렇다 이해하고

만주바람꽃을 비롯한 이 땅의 식물들은

딱 그 만큼의 터를 잡고 살아갈 따름입니다.

그처럼 무욕하고 자족하는 삶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솔빛에서 곽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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