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를 찾아다니다가 사슴풍뎅이 수컷들이
싸우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수컷 두 마리가 싸우는 모습이었는데
잠시 후에 보니 암컷 쟁탈전이었습니다.
검은색의 풍뎅이가 바로 싸움의 원인이 된 암컷입니다.
조용한 소동이 잠시 일어났지만
승패는 생각보다 빨리 결정되었습니다.
싸움에서 이긴 승자가 암컷과 짝짓기를 하는 동안
패자는 비통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요.
혹시라도 암컷의 마음이 변하기를 기다리는 걸까요?
결코 그럴 일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가 봅니다.
그런데 이건 또 뭡니까?
아직 어려보이는 수컷 한 마리가
짯짓기하는 커플 뒤에 나타났습니다.
이 녀석이 점점 다가오더니
짝짓기하는 커플 뒤로 바짝 다가듭니다.
성교육을 받기라도 하는 걸까요?
무상교육이 곤충세계에서는 일반적 현상인가 봅니다.
잘 살펴보면 나무 아랫쪽에도 다리가 보입니다.
따라서 암컷 한 마리 주위에 모여든 수컷이 4 마리라는 말이지요.
비율이 이쯤 되면 일처다부제가 성립되겠습니다. ㅎ
요즈음 곤충들의 짝짓기를 심심찮게 봅니다만
조용한 소동 끝에 이루어진
사슴풍뎅이의 짝짓기를 재미있게 구경했습니다.
-솔빛에서 곽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