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까치깨 - 곽요한
안씨는 아침마다 국밥 한 그릇으로 간밤의 허기를 때웠다 칼칼한 국물과 함께 곤핍했던 유년의 기억을 삼켰고 여전히 풀리지 않는 삶의 응어리들을 질긴 고기와 함께 씹어 넘겼다 알싸하게 목젖을 타고 넘어가는 소주 한 잔에 오래 된 기억 속의 그녀를 떠올리며 열 시간이 넘는 택배작업을 커피 몇 잔으로 견뎌내야 했던 지난밤의 피곤함을 애써 잊을 수 있었다 살아온 세월이나 살아가야 할 세월이나 모두 꿈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그였지만 국밥 한 그릇을 비우는 아침만은 행복했다 배웅하는 국밥집 여자의 씩씩한 목소리를 들으며 문을 나서면 어느 날은 희망이란 놈이 잠시 다녀가기도 했다
버려진 땅에서 수까치깨가 피어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