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꽃
종덩굴
곽요한
2013. 7. 14. 14:13
바람을 타고 풍경소리가 들려왔을까요?
분명히 맑은 종소리를 들은 듯합니다.
그 소리는 웅장한 범종소리가 아닌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처럼 아련했습니다.
끊어질 듯 바람에 실려오는 종소리를 들으며
산과 절과 어우러진 들꽃에 취합니다.
잠시 그대를 생각했습니다.
그대는 너무 멀리 있어
바람에 실려가는 종소리가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소리도 가끔은 데시벨 크기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란 것을
종덩굴의 종소리를 들으며 깨달은 시절이 있으므로
불현듯 떠오른 그리움까지 바람에 실어보냅니다.
그대여!
밤마다 창문을 열어 두시오.
바람에 실려오는 종소리 더불어
나의 애틋한 그리움이 별빛으로 내려앉을 터이니...
촬영장소 : 오대산 월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