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들의 이름을 보면 가끔 부르기가 난감한 것들이 있다.
(난감하다는 것은 부르는 내가 아니라
듣는 사람들의 반응이 그렇다는 말이다.)
특히 사람의 신체에서 빌어온 이름이 그것들인데
소경불알이 그 중의 하나이다.
(불알이라는 말을 부끄럽게 여기는 현대인이
성적으로 더 타락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죄책감일까?)
[불알]이라는 말이 들어간 식물이 꽤 있다는 것은
자손의 번식에 대한 조상들의 관심이 그만큼 컷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몇 해 전이었던가?
아름다운 이름을 지어주자는 운동이 있었다.
그래서 소경불알도 까치더덕이라는 이름을 얻었던 모양인데
그다지 호응을 받지 못한 것 같다.
나는 불알이라는 말이 들어간 식물들의 이름이 참 정겹다고 느끼는 사람이다.
들꽃에게는 들꽃다운 이름이 어울리기 때문이다.
불알에 대한 조상들의 인식이 어떠했는가를 되새기면서
현대인의 이중성을 돌아보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