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소리
구절초
-곽요한
산길 걷다가
하얀 꽃 만나시거든
가만히 불러 보세요
"들국화야!"
꽃잎 사이 숨었던 바람 일고
가을이 묻어오지요
땡볕 부서져 내리는 황톳길
아홉 개의 굽이를 돌아갔던 소녀가
저리게 떠오르는 구월
후딱 지고 말면 기억도 흐릿할 텐데
시방 피는 것을 어이할까요
내사
주름꽃 밖에 피울 수 없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