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소리

가을바람에게

곽요한 2012. 3. 23. 08:03

가을바람에게

 

-곽요한

 

 

 

기다림이 시작된 날부터

마음은 이미 진홍의 빛

 

지난 시간 속에서

시가 되고

말씀이 되었다가

호젓한 강변을 따라 갈대 일으키고

먼 산 빛 아리땁게 그려내는 일

아니 즐거웠더냐

 

소유하지 않아도 넉넉하니

두 손 채우려 애태울 일 없었구나

 

한 줌 이삭에 하루가 배부른 새들처럼

자유로운 몸짓으로, 훨훨

고한(孤寒)의 세월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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