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소리

겨울바람

곽요한 2012. 3. 25. 07:20

겨울바람

 

-곽요한

 

 

 

죄인처럼 몰래 들어와 누웠다

메마른 가슴 풀어헤쳐 마지막 젖을 먹이는 어미의

칼칼한 목소리로

 

기다리지 않겠다던 헛된 맹세에 뼈가 쇠하고

찢기고 상한 마음 얼어붙은 날, 너는

슬픈 어둠으로 누워 있다

 

산다는 것은

멀어지는 너의 지친 등을 쓰다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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