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소리

억새

곽요한 2012. 3. 25. 07:29

억새

 

-곽요한

 

 

살다 보면

소리 내어 울고 싶은 날 있지

 

휑한 빈들 구석이나

이끼 짙은 바위 아래 자리 잡고

소리 내어 울고 싶은, 그런 날 있지

날카로운 바람 끝

가슴 속 검붉은 멍울 찌르거든

펑펑 

소리 내어 울어 봐

 

비애의 시간 끝나기까지

그대여

가만히 지켜보시라

울음 그치고서야

마음 비로소 열릴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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