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소리

들풀처럼

곽요한 2012. 3. 25. 07:40

들풀처럼

 

-곽요한

 

 

박토에 앉아서도 한 세상 넉넉하다

밟히면 휘어지고

바람 불면 뿌리 깊게

찬 서리 눈보라에도 씨는 남아

어느 이름 없는 날 문득 푸르다 

높은 이름 탐하지 않았구나

화려하게 꽃 피우려하지 않았구나

한 줌의 햇살과

한 모금 빗물에 감사함이 어찌 그리 어여쁜지

한 세상 그와 같기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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