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소리
들풀처럼
-곽요한
박토에 앉아서도 한 세상 넉넉하다
밟히면 휘어지고
바람 불면 뿌리 깊게
찬 서리 눈보라에도 씨는 남아
어느 이름 없는 날 문득 푸르다
높은 이름 탐하지 않았구나
화려하게 꽃 피우려하지 않았구나
한 줌의 햇살과
한 모금 빗물에 감사함이 어찌 그리 어여쁜지
한 세상 그와 같기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