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소리
가을 단상(短想)
-곽요한
기척도 없이 물든 이파리가 고와서
차 한 잔 우려내니
집안 가득 가을입니다
마음이란 참 간사한 것이어서
삼복더위 지나기 전에 가을예찬론자 되었다가
눈발 비치기도 전 까맣게 잊어가겠지만
소문도 없이 물든 이파리가 하도 고와서
찻잔 가득 가을을 채워 넣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