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으로 들어서는데 왕오색나비를 만났다.
하지만, 새의 공격을 받았는지
한쪽 날개가 온통 찢겨나갔다.
힘겹게 퍼득거려보지만 한쪽 날개만으로는 날 수 없으니
이대로 생을 마감해야하는 가슴아픈 일이다.
마지막 몸부림인 듯 푸른 빛이 더 강하다.
나는 그의 마지막 모습을 담기로 했다.
제 수명을 다 하지 못할 테지만
한 때, 푸른 빛을 휘날리며 숲 위를 날아다녔을
그 모습을 떠 올리며...
팔팔한 녀석을 다시 만났다.
왕이 붙었기 때문일까?
높은 나무 위에 앉아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폼이 그럴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