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편지

삼월을 꿈꾸며

곽요한 2016. 1. 20. 04:44

꿈을 꿉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맘 때의 나는

꿈속에서 삼월의 길을 걷습니다.

흙먼지 푸석한 황톳길을 지나

갈색의 산길 어디쯤

작은 들꽃 한 송이 수줍게 피어 있는 꿈입니다.

 

[복수초]

 

꿈에서도 들꽃을 그리위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들꽃이 보여주는 생명력일 수도 있고

소박한 아름다움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구슬붕이]

 

그러나 무엇보다 들꽃을 찾는 까닭은

자연미가 아닐까 합니다.

소박하되 부족하지 않고

아름다우면서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입니다.

 

[큰개불알풀]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고

어울려 있어도 소란스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너도바람꽃]

 

그 자연미를 나는 덕(德)이라고 말하겠습니다.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

덕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말입니다.

논어 이인 편에 나오는 말이지요.

 

[변산바람꽃]

그 들꽃의 덕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와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고

벗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나의 들꽃 닮은 벗들을 생각하자니

오늘도 꿈을 꾸는 내내 즐겁기만 합니다.

 

 

-곽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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