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꿉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맘 때의 나는
꿈속에서 삼월의 길을 걷습니다.
흙먼지 푸석한 황톳길을 지나
갈색의 산길 어디쯤
작은 들꽃 한 송이 수줍게 피어 있는 꿈입니다.
[복수초]
꿈에서도 들꽃을 그리위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들꽃이 보여주는 생명력일 수도 있고
소박한 아름다움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구슬붕이]
그러나 무엇보다 들꽃을 찾는 까닭은
자연미가 아닐까 합니다.
소박하되 부족하지 않고
아름다우면서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입니다.
[큰개불알풀]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고
어울려 있어도 소란스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너도바람꽃]
그 자연미를 나는 덕(德)이라고 말하겠습니다.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
덕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말입니다.
논어 이인 편에 나오는 말이지요.
[변산바람꽃]
그 들꽃의 덕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와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고
벗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나의 들꽃 닮은 벗들을 생각하자니
오늘도 꿈을 꾸는 내내 즐겁기만 합니다.
-곽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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