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
구월의 산길에서는
햇살도 게으르다
떡갈나무 이파리 위에서 뒹굴거나
황톳길을 달려가다가 작은 돌맹이를
툭 툭
건드리며 까르르 웃어대고
서늘한 바람 한 줄기 불어오면
구절초 꽃잎에 앉아
하얀 꿈을 꾸곤 해
산굽이 돌아 떠나갔던 소녀가 돌아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