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편지

들꽃편지 2 - 신뢰는 목숨 같은 것

곽요한 2011. 6. 20. 07:53

 현대 정치에는 정당이라는 것이 있어

각기 다른 정책을 가진 정당들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조선시대 정치에도 비슷한 것이 있어

역사를 통해 당쟁이 일어나곤 했다는 것을 배웠지요.

 

[털중나리와 호랑나비]

 

그 중에서 노론의 거두였던 송시열이

노년에 이르러 몹시 심한 병이 들었는데

유명한 의원들을 불러 치료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답니다.

 

[개망초]

 

그러던 차에 남인의 허목이라는 사람이

의술에 용하다는 말을 듣고 아들을 불러 말했습니다.

"허목 선생을 찾아가 나의 병세를 자세히 이야기하고

어떤 약을 먹어야 나을 수 있는지 여쭤보아라."

 

[흰민들레]

 

송시열의 아들이 허목을 찾아가 병세를 이야기하고

어떤 약을 써야 나을 수 있는지 물었더니 허목이

"비상이나 두어 냥 달여 드리게."라고 대답했습니다.

 

[박쥐나무]

 

아들이 돌아와 이 말을 전하자

송시열은 즉시 비상을 달이게 했습니다.

비상은 사약으로 사용되는 독약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걸 잘 아는 사람들이 말렸지만

뜻을 굽히지 않은 송시열이 비상 달인 물을 마셨는데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합니다.

 

[큰뱀무와 배추흰나비]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지만

일면 얼토당토 않은 정적의 치료법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믿은 송시열이

참 멋진 정치인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살면서 신뢰할 만한 사람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아니,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신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신뢰란 목숨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지요.

 

 

-곽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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