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갈수록 작고 소박한 들꽃들이 좋아진다.
크고 화려한 들꽃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작고 소박한 들꽃을 보고난 뒤의 여운에 비할 바 아니다.
더구나 땅이 채 녹기도 전에 한 뼘 햇살에 의지해 꽃을 피우는
봄꽃들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 중 하나가 별꽃이다.
흰색인데다 크기도 작아 얼핏 볼품없어 보이지만
보면 볼수록 정감이 드는 것은 나의 고향이 시골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불혹을 넘기며 삶의 깊이도 그만큼 깊어졌기 때문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어릴적부터 보아온,
흔하디 흔한 별꽃에 대한 감상이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은 기이한 일이다.
5장의 꽃잎이 길게 갈라져 10장의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소박한 중에서도 나름의 멋스러움이다.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줄기차게 피어나는
끈질긴 생명력은 또 어떠한가!
작고 보잘 것 없지만
내 추억의 한 편에 자리잡은 별꽃을 보며 또 다른 감상에 젖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