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꽃

동자꽃

곽요한 2012. 8. 11. 17:13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동자꽃은

그 꽃이 아름다워 원예종으로도 널리 심고 있다.

꽃은 통꽃처럼 보이지만

5 장의 잎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꽃잎은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줄기는 1m까지 자라며

마주나는 잎은 잎자루가 없어

두 장의 잎이 줄기를 감싼 것처럼 보인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잔털이 나 있는데

잎의 앞 뒷면에도 잔털이 있다.

 

 

옛날, 깊은 산 속 암자에서 한 스님과 어린 동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겨울 날, 스님은 시주를 하러 산을 내려가고

어린 동자만 암자에 남게 되었다.

어린 동자를 암자에 두고 온 스님이 서둘렀지만 겨울 해는 짧았다.

설상가상, 많은 눈이 내리더니 사람의 키만큼 쌓였다.

어린 동자 걱정에 스님이 발을 동동 굴렀지만 하늘만 바라볼 뿐이었다.

한편, 동자는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스님을 기다렸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견디지 못한 어린동자는 얼어죽고 말았다.

날이 풀리고 눈이 녹자 스님이 서둘러 암자로 돌아왔지만

기다리는 것은 마을로 향하는 암자 마당 끝에서

꽁꽁 언 채 죽은 어린 동자의 시신이었다.

스님은 크게 슬퍼했지만 마음을 추스려 어린 동자의 시신을 정성스레 묻어 주었다.

 

이듬 해 여름, 동자의 무덤에서는 처음 보는 꽃이 피어났다.

둥글고 순박하게 생긴 꽃은 마을을 바라보고 피었으며

사람들은 죽은 동자를 떠 올려 그 꽃을 동자꽃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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