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으로

여수 금오산을 돌아오다

곽요한 2013. 12. 22. 08:12

 여수 향일암이 있는 금오산 산행에 나선 일행 틈에 끼어들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눈 덮인 지리산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 모습을 보며 지리산에 들어간 어떤 시인이

며칠 동안 발이 묶였다는 소식이 떠올랐습니다.

 

 

멀리서 보는 여수 앞바다는 그리 넓어 보이지 않았지만

커다란 배들을 조그맣게 품고 있으니

그 넓이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건너편까지 거리가 얼마나 될까요?

 

산을 오르며 은빛 물결 속의 다도해를 보았습니다.

저 섬들에도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겠지요?

 

 

리아스식해안이라 했던가요?

울퉁불퉁한 해안선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담아봅니다.

 

양식장의 부표들이 꽃처럼 아름답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름의 삶을 꾸리고 있는 모습들을

멀리서 바라보니 소설 한 편을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에는 등대도 외로워 보이지 않습니다.

멋진 제복을 입고 서 있는 근위병 같습니다.

짧은 산행길과 긴 여정의 나들이었지만

피곤했던 몸과 머리를 식힐 수 있는 나들이었지요.

남쪽이라 늦둥이 들꽃 한 송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아쉽게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찾아볼 시간이 부족했다는 말이 맞겠지만요.

 

송구영신의 날이 되면 어지간히 사람들로 부대낄 곳이었지만

향일암 외에는 아직 한적했습니다.

그래서 나름 좋은 여행이 되었다는...

 

 

-솔빛에서 곽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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