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편지

가지복수초

곽요한 2014. 3. 11. 09:15

 삭막했던 계곡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갑니다.

온통 갈색의 낙엽만 보이던 숲에서

노란 복수초가 피어났지요.

 

 

곧잘 눈속에서도 피기 때문에

설연화라는 이명으로도 불리는데

설명절에 복수초를 만나면

장수의 복을 누린다해서 복수초(福壽草)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옛적에는 음력을 이용했고

설명절이 정월대보름까지였으므로

가끔은 설명절 기간에 복수초를 볼 수도 있었습니다.

(빠른 곳에서는 1월에 개화)

 

 

어떤 이들은 배에 복수가 찼을 때

복수초를 달여먹으면 효과가 있다해서

복수초라 불리게 되었다는 주장도 하던데

그것도 하나의 설로 새겨두면 되겠습니다.

 

 

복수초는 일반적으로

복수초, 가지복수초, 애기복수초, 세복수초로 분류되지만

(개복수초는 가지복수초로 통합)

애기복수초는 말 그대로 꽃이 작은 녀석인데

고산 지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꽃이 작게 된 것은

워낙 높은 지역에서 자생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필자는 꽃과 식물체 자체의 크기만 조금 작을 뿐

전체적인 특징은 복수초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어쩌면 가지복수초도 서식지의 환경 때문에

그런 특징을 지닌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가지복수초의 특징이란 것이

줄기에 가지를 많이 치며(복수초는 가지가 적음)

잎이 꽃과 함께 나오고(복수초는 잎이 개화 이후에 나옴)

꽃잎이 꽃받침보다 길다는 것인데(복수초는 꽃잎과 꽃받침의 길이가 같음)

남부지방의 따뜻한 환경 때문에 그런 현상을 갖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더욱 혼란스러운 것은

극가생물종기록정보시스템에 설명된 것을 보면

복수초나 가지복수초의 설명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야생화연구가들이 통상적으로 구별하는 방법에 따라

(위에 열거한 내용)

편의상 분류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위 사진 속에 있는 복수초는 가지복수초로 볼 수 있습니다.

만일 저 가지복수초를 좀 더 추운 지역에 심어 놓으면

복수초의 특징을 갖게 될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복수초, 가지복수초, 애기복수초를

모두 복수초라는 이름 하나로 부르면 어떻습니까?

아직 잔설이 녹기도 전,

황금빛으로 메마른 숲을 물들이는

그 아름다움이 변할 리 없습니다.

 

 

-솔빛에서 곽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