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애호가.
들꽃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근래 들어 들꽃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늘었는지
자생지에 가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 현상을 보면서
마음이 즐거워지기는 커녕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보라노랑무늬붓꽃]
나는 그 분들이 들꽃을 찾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찾는 것일까요?
사랑하는 사람의 행위라고 할 수 없는
눈쌀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보게 되면서
그 목적들이 궁금해 집니다.
[왜미나리아재비 & 나도바람꽃]
희귀한 들꽃이 있다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마당을 만들어 버리고 마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는 사람이 저만은 아닐 것입니다.
[벌깨덩굴]
들꽃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남들이 보지 못한 희귀한 것을 찾아
자랑하고픈 마음으로 들꽃을 찾는 사람,
사진촬영 연습을 하기 위해 들꽃을 찾는 사람 등
들꽃애호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노랑무늬붓꽃]
근자에 사진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많아진 것으로 압니다.
은퇴한 분들을 위해 취미활동으로 사진촬영기술을 가르치는 모양인데
거기서 교육받은 분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것을 봅니다.
[줄딸기]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요?
사진기술만 가르쳤지
들꽃을 사랑하는 방법은 가르치지 않는 모양입니다.
물론 사진 기술 가르치는 분들이
들꽃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라는 말은
억지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분들도 사진기술을 배운 분들이 들꽃을 촬영하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을 터입니다.
가장 쉬운 촬영대상이 들꽃이기 때문에 말입니다.
[노랑제비꽃]
따라서 들꽃 사랑하는 정신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교육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런 점이 간과되고 있어
들꽃 자생지에 가면 이미 황폐화된 모습을 보게 되는 일이
너무 많은 현실입니다.
요즘 세상에 비밀이란 없어
몇몇 사람이 쉬쉬하며 다니던 곳도
금세 알려져 망가진 모습을 심심치 않게 봅니다.
제발, 들꽃애호가라는 이름으로
들꽃을 망가뜨리는 사람들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날이 올까요?
-솔빛에서 곽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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