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편지

나비를 찾아서

곽요한 2013. 8. 10. 17:24

진천에 나비가 많이 나타난다는 말에

급하게 출삿길에 나섰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가는 길 내내 어떤 나비를 만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나비라도 한 마리 만날 수 있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는 생각이었지만

그렇지 않다해도 다양한 나비들을 볼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드디어 현장에 도착해 첫 번째 만난 나비는

줄점팔랑나비입니다.

작고 귀여운 녀석인데 개체 수가 워낙 많아

관심 밖에 있는 녀석이지요.

그래도 벌개미취와 어울린 모습이 예뻐서 한 컷!

 

[줄점팔랑나비]

 

낡은 표범나비 한 마리가 열심히 흡밀작업을 하고 있어 담아봤더니

큰흰줄표범나비여서 패스하고

뒤이어 날아온 제이줄나비에 촛점을 맞췄습니다.

올해 들어 많이 볼 수 없었던 나비였기 때문입니다.

 

[제이줄나비]

 

그리고 이동하던 중에 원예종 꽃인 다알리아에 앉은

표범나비 한 마리를 보고 담아봤더니

암검은표범나비 수컷입니다.

암컷은 보이지 않고 수컷 한 마리만 열심히 꿀을 먹고 있더군요.

 

[암검은표범나비]

 

다시 벌개미취 있는 곳으로 돌아오니

줄점팔랑나비 두 마리가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줄점팔랑나비의 구애작업은 저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일까요?

 

[줄점팔랑나비]

 

그리고 구애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나

짝짓기에 들어간 호랑나비를 만났습니다.

나비들이 사랑을 나누는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호랑나비]

 

이 녀석들은 또 다른 한 쌍이지요.

여름은 바야흐로 호랑나비의 계절입니다.

날개를 펼친 모습이어서 촛점을 맞춰 봤습니다.

 

 

호랑나비와 작별하고 다른 산길로 접어들었는데

줄나비 한 마리가 길에 내려와 주변을 서성거립니다.

얼마나 부산하게 옮겨다니는지

제대로 담은 사진을 담기가 어려웠지요.

어렵사리 담고 보니 제일줄나비입니다.

제이줄나비와 흡사하지만

구별점 하나가 다른 녀석이지요.

 

[제일줄나비]

제일줄나비를 끝으로 진천에서의 나비탐사는 막을 내렸습니다.

네발나비, 큰멋쟁이나비, 부처나비 등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았지만 담지 않았고

특별한 나비를 만날 수 없었던 출사였습니다.

기대했던 바를 이룰 수 없었던,

조금은 허무한 탐사였지만

이런 일이 한 두 번도 아닌 일이라

시기를 잘 맞추면 꽤 많은 나비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사후 정보만 챙기고 귀갓길에 들어섰습니다. 

 

 

-솔빛에서 곽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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