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편지

가을에는

곽요한 2013. 9. 5. 15:25

또 하나의 계절이 왔습니다.

성큼,

가을속으로 들어서면서

몸과 마음을 몽땅 가을에게 맡기고

가장 가난했던 마음으로 돌아가

저만치서 나를 관조해 볼 생각입니다.

 

 [큰꿩의비름]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지요.

그래서일까요?

버리기 쉬워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칼잎용담]

 

풍성하기 때문에 욕심을 버릴 수 있는 계절이

가을입니다.

곳간이란 본래 채워도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니

계산이 안 될 만큼의 재물을 갖고 있어도 채울 수 없는 것입니다.

진정한 부자는 곳간을 비울 줄 아는 사람이지요.

 

[해국]

 

마음이란 것도 그렇습니다.

내 마음의 곳간을 비우면

가을이 들어올 것입니다.

가을과 더불어

가장 아름다운 생각들이 들어찰 것입니다.

 

[꽃향유]

 

낡은 생각들과

온갖 사념들을 비워내고

계절을 향해 활짝 열어두어야 합니다.

 

[구절초]

 

그리하면 비워진 마음의 곳간에

아른다운 생각들이 들어올 것입니다.

 

비우고 비워서

마음의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 가을에는...

 

 

-솔빛에서 곽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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