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계절이 왔습니다.
성큼,
가을속으로 들어서면서
몸과 마음을 몽땅 가을에게 맡기고
가장 가난했던 마음으로 돌아가
저만치서 나를 관조해 볼 생각입니다.
[큰꿩의비름]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지요.
그래서일까요?
버리기 쉬워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칼잎용담]
풍성하기 때문에 욕심을 버릴 수 있는 계절이
가을입니다.
곳간이란 본래 채워도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니
계산이 안 될 만큼의 재물을 갖고 있어도 채울 수 없는 것입니다.
진정한 부자는 곳간을 비울 줄 아는 사람이지요.
[해국]
마음이란 것도 그렇습니다.
내 마음의 곳간을 비우면
가을이 들어올 것입니다.
가을과 더불어
가장 아름다운 생각들이 들어찰 것입니다.
[꽃향유]
낡은 생각들과
온갖 사념들을 비워내고
계절을 향해 활짝 열어두어야 합니다.
[구절초]
그리하면 비워진 마음의 곳간에
아른다운 생각들이 들어올 것입니다.
비우고 비워서
마음의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 가을에는...
-솔빛에서 곽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