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처녀나비를 찾아서 가야산에 올랐습니다.
석문봉에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부랴부랴 나선 길입니다.
산 아래에서 처음 만난 나비는 황오색나비.
푸른 빛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지만
깔끔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잠시 황오색과 노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황오색나비]
그리고 많이 보이는 나비는 제이줄나비였지만
다음으로 촛점을 맞춘 나비는 산제비나비였습니다.
박주가리 꽃에서 흡밀하는 모습을 보았지요.
[산제비나비]
계속해서 산길을 오르는데
흰나비 종류, 부전나비 종류 등이 많이 보였지만
확인만 하고 지나쳤습니다.
그러다가 만난 굵은줄나비.
처음엔 윗쪽 줄무늬 사이의 붉은 점을 못 보고
참줄나비사촌인가 했지만
굵은줄나비 암컷이었습니다.
[굵은줄나비]
홍점알락나비, 흑백알락나비 여러 마리를 만났지만
그냥 지나가다가 제일줄나비를 만났습니다.
제이줄나비는 산길에 수없이 날아내렸지만
제일줄나비는 딱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한 컷!
[제일줄나비]
그리고 길을 잘못 들었다는 판단으로
내려가서 석문봉으로 가는 길을 찾아야했는데
꽃범의꼬리에 앉아 흡밀하는 긴꼬리제비나비를 만나
잠시 촛점을 맞춰 보았습니다.
[긴꼬리제비나비(수컷)]
석문봉 가는 등산로를 찾으려고
길도 없는 산속을 헤맨 일도 이제는 추억이군요.
아랫쪽으로 내려오던 도중에
먹그림나비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발견한 이정표!
석문봉까지 2.3km 남았다는군요.
열심히 석문봉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먹그늘나비]
석문봉까지의 길이 그리 멀지 않아서
금세 올라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은
크나큰 오산이었습니다.
길은 계단처럼 이어졌습니다.
유격훈련을 하듯 열심히 오르니
드디어 석문봉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시골처녀는 없었습니다.
꽤 긴 시간 기다림이 이어졌지만
다른 나비들만 날아다닐 뿐
시골처녀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바위 능선을 따라 다른 봉우리로 이동했는데
얼마 가지 않아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시골처녀나비!
시골 처녀라 수줍음이 많을까요?
자꾸만 깊은 곳으로 숨으려하는 것 때문에
어렵사리 몇 컷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급하게 찍은 탓에 좀 더 선명한 사진을 얻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첫만남이 이루어졌으니
차차 멋진 사진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시골처녀나비]
시골처녀와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내려오는 길에 큰꿩의비름에 앉은
뱀눈그늘나비를 보았습니다.
[뱀눈그늘나비]
가야산에 꽤 많은 나비가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시골처녀나비가 아니래도
나비 탐사를 자주 해야할 곳이
또 한 곳 늘어난 것이지요.
염려스러운 것은 가야산 역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의 흔적이 자꾸 많아진다는 것이지요.
부디 가야산의 생태가 잘 보존 되어서
나비들이 많이 늘어날 수 있기를 기원해 보았습니다.
-솔빛에서 곽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