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을바다를 돌아보다가
몇 종류의 들꽃을 만났다.
반가움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한편으론 측은함을 금하지 못한다.
[해국]
아직 꽃이 있다는 것은
생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따뜻해진 기온 때문에
봄꽃이 가을에 피는 현상이야 흔한 일이지만
이처럼 겨울에 꽃이 남아있는 가을꽃을 보는 일이
즐겁기만 한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들풀의 강인한 생명력이야 논외로 치고...
[둥근바위솔]
무슨 일이든 때가 있다.
꽃이 필 때가 있고
열매를 맺어야 할 때가 있으며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가 있다.
바로 우리네 삶이 그러하다.
[산국]
추운 계절에 열매를 맺어보려 애쓰는 들풀처럼
헛된 수고를 하지 말고
때를 잘 맞추는 삶을 살자.
그것이 평안한 삶의 지름길이다.
-솔빛에서 곽요한